Mercedes-Benz의 UX Designer, 원영민님

Socal K-Group Member Interview는 그룹 안에 계신 분들을 인터뷰 형식으로 소개하는 컨텐츠 입니다. 이번에 모신 분은 Mercedes-Benz에서 UX Designer로 근무하고 계시는 원영님 이십니다.

간단히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메르세데스-벤츠 연구개발팀에서 UX 디자이너로 근무 중인 원영민입니다. 디자이너로서 9년 차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벤츠 앱에 적용되는 AI 기반 제품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어릴 적부터 미술과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고, 신기술이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깊은 호기심을 가진, 다소 너디한 성향의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샌디에이고에 거주 중이며, 뉴욕에서 교환학생으로 미국 생활을 시작해 카네기멜론에서 대학원을 졸업한 후 어느덧 미국 생활 15년 차가 되었습니다.

현재 어떤 일을 하고 계시고, 이 일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AI Experience 그룹 내 벤츠 앱 팀에서 미국과 캐나다 시장을 대상으로 한 UX 디자인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AI 기반 기능 디자인, UX 리서치 리딩, 개발자 및 마케팅 팀과의 협업 등 다양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이 일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대학원 시절 VR 프로젝트를 경험하면서 부터였습니다. 당시에는 VR이 대중화되기 전이었고, 새로운 기술이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직접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그 경험을 통해 기술을 사람 중심으로 풀어내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고, 자연스럽게 UX 디자인이라는 커리어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UX 디자인은 시각적인 아름다움뿐 아니라 문제 해결이라는 실용적인 측면까지 아우르는 분야라 저에게는 특히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졸업 후에는 버라이즌의 AR/VR 팀에서 3D Artist로 근무했으며, 현재는 기술과 혁신에 적극적인 벤츠에서 제 경험을 살려 일하고 있습니다. UX 디자인은 하면 할수록 배워야 할 것이 많아지는 분야입니다. 사람들의 생각과 습관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그 변화가 곧 디자인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디자이너로서 늘 배우고 성장해야 한다고 느낍니다.

커리어에서 인상 깊었던(챌린지, 프로젝트, 인터뷰등) 에피소드가 있다면 공유해주세요.

모든 프로젝트가 저에게는 소중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은 ‘Routines’라는 프로덕트 개발 경험이 있습니다. 이 프로덕트는 차내 MBUX (Mercedes-Benz User Experience)시스템에 속한 제품으로, 
운전자의 습관을 AI가 학습해 자동으로 실행해주는 기능을 합니다. 벤츠 입사 후 처음으로 참여한 양산형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이전의 실험용 프로토타입이나 개념 검증 프로젝트와는 전혀 다른 협업 과정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독일 본사 디자인팀과의 협업, 운전자 주의 분산 방지 관련 규제 등 안전과 직결된 디자인 요소들을 직접 다루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프로젝트 기간이 워낙 길었기에 어려운 점도 많이 겪었고, 여러모로 의미가 깊은 프로젝트였습니다. 이 기능은 2023년형 E-클래스에 탑재되었고, 배우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출연한 벤츠 광고에도 소개된 바 있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분야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AI 기술의 발전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불과 6개월 전의 정보도 금세 뒤처질 수 있는 시대입니다. 그래서 섣불리 조언을 드리기 조심스럽지만, 어릴 적 미술 선생님께 들었던 한마디가 늘 기억에 남습니다. “눈을 높이는 연습을 해라.” 저에게 ‘눈을 높이는’ 가장 쉬운 방법은 걸작을 자주 보는 것이었습니다. 베르메르의 회화든, 가우디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든, 시대를 초월하는 작품에는 반드시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디자인은 예술을 담는 그릇이기 때문에, 이런 시각을 키우는 연습은 UX를 넘어 다양한 디자인 분야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떤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인가? 왜 좋은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연습도 중요합니다. 요즘은 다양한 디지털 툴 덕분에 몇 분 만에 멋진 결과물을 만들 수 있지만, 결국 마지막 결정을 내리는 건 AI가 아니라 ‘사람’, 즉 디자이너입니다. 디자이너만의 미적 감각, 분명한 가치관, 이성적인 판단력은 브랜드와 프로젝트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핵심입니다. 저는 오히려 특정 기술보다도 호기심과 끊임없이 실험하고 탐구하는 자세가 지금 시대에 더 중요해졌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대학생 때로 돌아간다면, 현재의 커리어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싶나요?

솔직히 말하면, 저는 대학생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습니다. 이미 지나간 과거보다는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 데 집중하는 편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굳이 돌아간다면,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더 소중히 여기고 오래 유지하려고 노력했을 것 같습니다.

어떤 분야든 사람을 통해 배우는 것이 가장 크고 깊은 영향을 주더라고요. 현재 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자신에게 맞는 몇 가지 영역을 깊이 탐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답은 없기 때문에 항상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퇴근 후나 주말에 어떻게 시간을 보내시나요? 요즘 관심있게 보시는 넷플릭스나 취미 생활 같은거 있으실까요?

퇴근 후에는 운동을 하거나, 주말에는 친구들과 식사를 하거나 미술관에 가는 걸 즐깁니다. 일요일에는 정기 구독 중인 신문을 넘기며 조용한 시간을 보내곤 하는데, 종이의 질감과 넘기는 소리가 저에게는 작은 힐링이 됩니다. 부모님도 아직 신문을 구독하시는데, 가끔 중요한 기사를 스크랩해서 보내주시기도 해요. 그러면 어린 시절 신문을 오려 붙이던 기억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최근에 재밌게 읽으신 책이나 유튜브 채널이 있으신가요?

기술과 디자인 외에도 저는 ‘사람’과 ‘역사’에 관심이 많습니다. 종교적인 의미는 아니지만, 인간관계와 역사는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가 있다고 느껴요. ‘인연’이라는 개념에 대해 늘 궁금증을 갖고 있습니다. 몇 년 전에는 홀로코스트를 주제로 한 VR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 최근의 지정학적 상황을 보며 다시 한 번 안네 프랑크의 일기를 꺼내 읽게 됐습니다. 과거와 현재가 맞닿아 있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되는 요즘입니다.


Socal은 처음에 어떻게 알고 들어오시게 되었나요? 

지인분의 소개로 알게 되었습니다. :)

마지막으로 SoCal K-Group 운영진 및 멤버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타지에서 묵묵히, 그리고 누구보다 열심히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계신 멤버 여러분 덕분에 한국인의 저력을 다시금 느낍니다. 이런 따뜻한 커뮤니티를 만들어주시고 운영해주신 운영진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Linkedin 공유 부탁드립니다.

https://www.linkedin.com/in/yeong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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